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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명시(絶命詩) / 황현(黃玹)
1) 목숨을 끊으면서 짓는 시(詩).
2) 조선 말기의 문인. 호는 매천(梅泉).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었을 때 망명을 기도하다가 실패하였다. 1910년 나라가 일제에 넘어가자 그날 밤 아편을 먹었고 이튿날 숨을 거두었다. 매천집(梅泉集). 매천야록(梅泉野錄), 동비기략(東匪紀略) 등을 남겼다. 죽음에 임하여 매천(梅泉)은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나는 조정에 벼슬하지 않았으므로 사직을 위해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그러나 나라가 오백년간 사대부를 길러냈는데, 이제 망국을 맞이하여 기꺼이 죽는 선비가 한 명도 없다면 그 또한 애통한 노릇이 아니겠는가. 나는 위로 하늘로부터 받은 올바른 마음을 저버리지 아니하고, 아래로는 평생 읽던 좋은 글을 저버리지 아니하려 한다. 길이 잠들려 하니 통쾌하지 아니한가. 너희들은 내가 죽는 것을 지나치게 슬퍼하지 말라.’
3) 亂離. 여기에서 離는 ‘이별하다’가 아니라 ‘만나다’의 뜻이다.
4) 滾到. ‘물이 흐르다’의 뜻이다. ‘湲到‘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뜻은 같다.
5) 却未然. ‘도리어 그러하지 못하다‘의 뜻.
6) 眞成. 진정(眞正)의 뜻. 진실로.
7) 輝輝. 본래는 ‘번쩍번쩍 비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8) 掩?. 掩은 ‘가리다’의 뜻이고, ?는 해를 가리는 일산(日傘)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밝은 해를 가렸다’는 뜻이다.
9) 북극오성(北極五星)에 속하는 별. 북극오성의 천상(天象)에서 자미원(紫薇垣)의 중심이 되는 다섯개의 별을 가리키는데, 각각 태자(太子), 제(帝), 비(妃), 서자(庶子), 후궁(後宮)을 나타낸다. 이 가운데 제(帝)을 나타내는 가운데의 별을 제성(帝星)이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임금의 별’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10) 구궐(九闕)은 임금이 계신 궁궐. 구중궁궐(九重宮闕).
11) 晝漏에서 루(漏)는 누각(漏刻), 즉 물시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晝漏는 ‘낮동안의 시간’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12)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글. 조서(詔書).
13) 琳琅. ‘좋은 옥’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 ‘옥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이기도 하다. 본문에서 琳琅의 쓰임새는 작자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난문(難文)애 속한다. 琳琅을 ‘아름다운 조서(詔書)’로 볼 수도 있고, ‘구슬같은 눈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가 없어졌다는 조서(詔書)를 가리켜 ‘아름다운 조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으므로, 다소 무리한 감이 있지만 ‘구슬같은 눈물’로 이해하는 것어 더 나을 듯 하다.
14) 淚千絲. ‘눈물이 줄줄 끊어지지 않고 연이어 흘러내린다’는 뜻이다.
15) 海岳. 바다와 산(山)의 뜻이다.
16) 槿花世界.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근역(槿域)이라고도 한다.
17) 懷千古. 지나간 천고(千古)의 역사를 돌이켜본다는 뜻이다.
18) 人間. 인간세상의 뜻이다.
19) 支廈. 본래는 ‘큰집을 지탱한다’는 뜻이다. ‘큰집’은 여기서는 ‘대궐’ 또는 ‘나라’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廈)는 ‘지붕을 길게 아래로 달아낸 커다란 집’의 뜻이다.
20) 여기에서의 인(仁)은 ‘어질다’는 뜻이 아니다. 유학(儒學)의 본령(本領)으로써의 인(仁)을 말하는 것이다. 논어 안연편에 인(仁)은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하였는데, 극기복례는 ‘存天理?人欲’, 즉 하늘의 뜻을 유념하여 사람의 욕(欲)을 막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매천(梅泉)이 인(仁)이라고 말한 것은 ’천리(天理)를 따르는 것‘으로 새겨볼 수도 있을 것인데, 그렇다면 본문에서의 인(仁)은 의(義)에 가까운 개념이 된다. 즉 매천(梅泉)은 임금에 대한 사사로운 충성심이 아니라, 천추대의(千秋大義)를 극명하게 밝히고자 하였던 것이다.
21) 송(宋)의 관인(官人). 몽고군이 담주성(潭州城)을 포위하자 끝까지 싸웠으나,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처자(妻子)에게 이별을 고하고 집에 불을 지른 뒤 그 안에 단정히 앉은 채로 죽었다. 송사(宋史)에 윤곡열전(尹穀列傳)이 전한다.
22) 止竟. ‘일정한 경지에 머물러 그친다’의 뜻이다.
23) 송(宋)의 태학생(太學生). 당시의 권신들이 전횡을 일삼자 태학생들을 규합하여 육적(六賊)을 규탄하는 상소를 올려 관철시켰고, 금(金)이 쳐들어 왔을 때 맞서싸울 것을 주장했던 이강(李綱)이 파직되자 다시 태학생들과 함께 그의 복직을 주장하다가 파직되었다. 송사(宋史)에 진동열전(陳東列傳)이 전한다.
묵죽도(墨竹圖) l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