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옥재

Home / 청옥재 (淸玉齋) / 유불선초(儒佛仙抄) / 불설심경(佛說心經) / 금강반야바라밀경










1.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세존(世尊)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비구대중(比丘大衆) 천이백오십인과 함께 계실 적에 공양 드실 때가 되었다. 세존(世尊)께서 가사(袈裟)를 입고 발우(鉢盂)를 들고 사위성(舍衛城)에 들어가시어 성내에서 여러 집을 돌며 탁발(托鉢)하시고는, 다시 돌아와 그 음식을 드시고 의발(衣鉢)을 정제하신 후 발을 씻고 자리 위에 앉으셨다.

２. 선현계청분(善現啓請分)


이때 대중(大衆) 가운데 앉아있던 장로 수보리(須菩堤)가 일어나, 소매를 당겨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는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공경하며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如來)께옵서 여러 보살(菩薩) 마하살(摩訶薩)을 기꺼이 보호하고 염려하시며, 기꺼이 격려하고 보살펴주시온데,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女人)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의 큰 깨달음을 얻으려면 그 마음을 응당 어찌 머무르게 하며, 어찌 그 마음을 굴복시킬 수 있으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須菩堤)여, 네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아름답고 아름답도다.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여래(如來)는 여러 보살 마하살을 기꺼이 보호하고 염려하며, 기꺼이 격려하고 보살피지만, 네가 지금 말한 바도 마땅히 그와 같이 되어야 할 것이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의 큰 깨달음을 얻으려는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女人)들은 그 마음을 응당 한 곳에 머무르게 하고 그 마음을 굴복시켜야 하느니라.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원하는 바를 아뢰옵나니 바로 그 말씀 듣기를 원하나이다.

３.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菩薩) 마하살(摩訶薩)은 응당 이와 같이 그 마음을 굴복시켜야 할 것이니라. 존재하는 일체의 중생을 나누어 보건대, 알에서 나오거나 모태(母胎)에서 나오거나, 습기(濕氣)에서 나오거나, 스스로의 업(業)에 의해 태어나거나, 형태가 있거나 없거나, 생각이 있거나 없거나,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거나,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거나 간에, 나는 이 모든 중생들이 깨달음의 수행(修行)을 이룸으로써 기꺼이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할 것이니라. 깨달음의 수행이 이와 같은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 가운데 실제로 깨달음의 수행을 얻은 자가 없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여, 보살(菩薩)이라 해도 여러 중생들과 같이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의 사상(四相)을 지니고 있다면 보살(菩薩)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 사생(四生) 생명있는 것이 태어나는 네가지 형태. 태생(胎生)은 모태(母胎)에서 나오는 것, 난생(卵生)은 알을 깨고 나오는 것, 습생(濕生)은 습한 곳에서 나오는 것, 화생(化生)은 변화하여 나오는 것. ※ 사상(四相)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 아상(我相)은 육신에 ‘참나’ 가 있다 생각하여 집착하는 것, 인상(人相)은 ‘나’ 는 사람이므로 축생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중생상(衆生相)은 자신의 몸이 참된 실체라고 집착하는 것, 수자상(壽者相)은 오래 살고 싶어하거나 태어날 때 일정한 수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

４.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


그러하니, 수보리여, 보살(菩薩)은 응당 법(法)에 머무는 바 없이 보시(布施)를 행(行)해야 할 것이니라. 이른바 겉모습에 치우치는 보시에 머물지 말며, 말소리, 냄새, 맛, 감촉, 그럴 듯한 논리에 치우친 보시에 머물지 말 것이니라. 수보리여, 보살이 이처럼 보시하면서도 형상에 머무르지 아니하는 것은 어떤 까닭인가. 보살이 보시의 겉모습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不住相布施), 그 복덕(福德)이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동방의 허공이 얼마나 큰지 가히 상상할 수 있겠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동서남북 네 방향의 상하 허공이 얼마나 큰지 상상할 수 있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보살이 형상에 머무름 없는 보시(布施)로서 복덕(福德)을 받는 것 또한 이와 같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니, 수보리여, 무릇 보살들은 응당히 이와같은 가르침에 머물러 있어야 하느니라.

５. 여이실견분(如理實見分)


수보리여, 몸둥아리의 수행(修行) 만으로 여래(如來)의 크심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몸둥아리의 수행(修行) 만으로 여래(如來)를 보는 것은 불가하나이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몸둥아리의 수행을 설(說)하기는 하시지만, 그건 몸둥아리의 수행(修行)이 아니오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여, 무릇 존재하는 모든 형상은 허망한 것이니라. 만일 그러한 형상들이 형상 아님을 보게 되면 곧 여래(如來)를 볼 수 있느니라.

６. 정신희유분(正信希有分)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있어 이와같은 이야기와 말을 듣고 실제로 크게 믿는 마음을 낼 수 있으오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여, 그런 말은 하지 말아라. 여래(如來)께서 멸(滅)하신 후 오백년이 흐른 뒤에도 계(戒)를 지키고 복(福)을 닦는 자들이 있어 이 이야기에서 능히 믿는 마음을 낼 수 있을 것이니, 이로써 진실이 되리라. 응당 알아야 할 것이니, 이 사람은 하나 둘 또는 서너댓 분의 부처에서가 아니라 좋은 인연에 의했음이요, 셀 수 없이 많은 천만 부처의 처소에 이미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여러 좋은 인연에 의했음이니, 이 이야기를 듣고 나아가 오로지 한 마음으로 청정한 믿음을 일으킨 사람이니라. 수보리여, 여래께서 남김없이 아시고 남김없이 보시거늘, 이 모든 중생들이 이와같이 무량복덕을 얻은 것은 어찌된 까닭인가. 아상(我相) 인상 중생상(衆生相) 수자상의 사상(四相)을 되풀이함이 없으며, 법상(法相)도 없고 법상(法相)이 아닌 것도 없는 것은 어찌 된 까닭인가. 이 모든 중생들이 만일 마음에 상(相)을 취한다면 곧 사상(四相)에 얽매이게 되는 것은 어찌 된 까닭인가. 법상(法相)을 취하면 사상(四相)에 얽매이게 되고, 법상(法相)을 취하지 않아도 사상(四相)에 얽매이게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응당 법을 취하지 않을 것이며, 법이 아닌 것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 이러한 뜻과 까닭으로서 여래(如來)께서 항시 너희들 비구(比丘)에게 말씀하셨나니, 내가 설법(說法)함이 뗏목과 같음을 비유하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법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어찌 법이 아닌 것이랴. ※ 법상(法相) 천지만물 삼라만상의 형상. 또는 제법(諸法)의 모양.

７. 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얻었느냐. 여래께서 법을 설하신 바가 있었느냐. 수보리가 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를 제가 이해한 것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이라고 이름하는 정해진 법이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 여래께서 설하실 만한 정법(定法)이 있는 것도 아니었나이다. 그러하온데, 여래께서 법을 설하신 그 모두가 취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으며, 법이 아니고, 법이 아닌 것도 아님은 어찌된 까닭이오이까. 어찌된 연유로 일체의 성현(聖賢)들께오서 모두 무위(無爲)의 법으로써 차별(差別)을 있게 하시나이까. ※ 무위법(無爲法) 인연을 따라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생사소멸의 변화를 갖지 아니하는 법.

８.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만일 사람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가득찬 칠보(七寶)로서 보시(布施)한다면, 이 사람이 얻을 바 그 복덕(福德)과 편안함이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복덕(福德)이 본래의 복덕과 본성이 같은 것이 아니오며, 이런 까닭에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설하신 것이오이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經)에 있는 내용이나 나아가 사구게(四句偈) 등을 잊지 않도록 항시 지니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설명한다면 그 복(福)이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일체 제불(諸佛) 및 일체 제불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법(法)이 모두 이 경(經)에서 나왔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이른바 불법(佛法)이란 것은 즉 불법이 아니니라. ※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불교에서 하나의 세계는 해와 달이 있는 세계를 하나로 보며, 이러한 세계가 1,000개가 모인 것을 소천세계, 소천세계가 1,000개 모인 것을 중천세계, 중천세계가 다시 1,000개 모인 것을 대천세계라 하며, 이를 삼천대천세계라고도 한다. 즉, 우주 전체를 말한다. ※ 사구게(四句偈)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 무릇 모든 상(相)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일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안다면 바로 부처를 보리라.

９. 일상무상분(一相無相分)


수보리여, 네 생각이 어떠하냐. 수다원(須陀洹)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내가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노라’ 고 능히 생각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수다원(須陀洹)이라 함은 흐름에 들어가게 된 것의 이름일 뿐, 들어간 바가 없는 것이며,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에 들지 않으면 이를 수다원(須陀洹)이라 이름하나이다. 수보리여, 네 생각이 어떠하냐. 사다함(斯陀含)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내가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얻었노라’ 고 능히 생각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사다함(斯陀含)이라 함은 한번 오고감의 이름이니, 이를 사다함(斯陀含)이라 이름하나이다. 수보리여, 네 생각이 어떠하냐. 아나함(阿那含)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내가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노라’ 고 능히 생각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아나함(阿那含)이라 함은 오지 않게됨을 이름하는 것이나,실제로 오지 않음이 없는 것이며, 이러한 까닭에 아나함(阿那含)이라 이름하나이다. 수보리여, 네 생각이 어떠하냐.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내가 아라한(阿羅漢)의 경지를 얻었노라’ 고 능히 생각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실제로 법(法)이 있음이 없는 것을 아라한(阿羅漢)이라 이름하오니, 세존이시여, 아라한(阿羅漢)이 스스로 아라한(阿羅漢)의 경지를 얻었노라고 생각하는 것은 곧 아인중생수자(我人衆生壽者)의 사상(四相)에 매이게 되는 것이오니,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설(說)하시기를, 내가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얻었으니 사람 가운데 최고의 제일(第一)이 될 것이요, 이 제일(第一)은 욕망을 여읜 아라한(阿羅漢)이다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러한 마음을 짓지않는다면, 제가 바로 욕망을 여읜 아라한(阿羅漢)이 되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러한 마음을 짓는다면, 제가 아라한(阿羅漢)의 경지를 얻겠나이까. 세존(世尊) 즉 부처님께서 설(說)하시었다. 수보리여,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좋아하는 자여, 그러나 수보리(須菩堤)는 실제 행하는 바가 없어도 이름은 수보리(須菩堤)인 것이며,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좋아하는 수보리(須菩堤)이니라. ※ 사과(四果) 수다원과(須陀洹果) 사다함과(斯陀含果) 아나함과(阿那含果) 아라한과(阿羅漢果)의 깨달음의 4단계. 성문사과(聲聞四果)라고도 한다. 수다원과(須陀洹果)는 일체의 번뇌외 진리에 대한 의심을 끊는 단계이며 윤회에 떨어지되 사악도에 들지않으므로 예류과(預流果)라고도 한다. 사다함과(斯陀含果)는 의심이 모두 소멸되었으나 욕계(欲界)의 번뇌가 아직 남아있어 윤회(輪廻)에 한번 더 떨어지므로 일래과(一來果)라고도 한다. 아나함과(阿那含果)는 욕계(欲界)의 아홉가지 번뇌를 모두 끊고 죽으면 천상에 돌아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으므로 불래과(不來果), 불환과(不還果)라고도 한다. 아라한과(阿羅漢果)는 수행의 최고 단계로서 모든 번뇌를 끊고 다시는 윤회에 떨어지지 않으며 더 이상 배우고 닦을 것이 없으므로 무학과(無學果)라고도 한다. ※ 아란나(阿蘭那) 적정처(寂靜處), 무쟁처(無諍處)라는 뜻으로 수행하기에 좋은 조용한 곳.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숲이나 들. 아란나에서 일체의 경계를 끊어버리는 무쟁삼매의 수행을 하는 것을 아란나행(阿蘭那行)이라 한다.

10.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


부처님께서 물으시었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如來)께서 옛적 연등불(練燈佛)의 처소에 계실 때에 법(法)에서 얻은 바가 있지않겠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연등불의 처소에 계실 때에 법(法)에서 실제로 얻은 바가 없었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보살(菩薩)께서 불토(佛土)를 장엄(莊嚴)할 수 있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토(佛土)를 장엄(莊嚴)한다는 것은 곧 장엄(莊嚴)이 아닌 것이며, 이름이 장엄(莊嚴)일 뿐이나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여러 보살(菩薩) 마하살(摩訶薩)들은 응당 이와 같이 청정심(淸淨心)을 내어야 하느니라. 응당 색(色)에 머무르는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응당 성향미촉법(聲香味觸法)에 머무르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머무를 바가 없으면 응당 그 마음이 나올 것이니라. 수보리여, 비유컨대 한 사람이 있어 그 몸이 수미산을 지키는 왕(王)과 같다면 어찌 생각하느냐. 그 몸이 크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크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시기를, 몸이 아니라 큰 몸을 이름하는 것 뿐이라 하셨나이다.

11. 무위복승분(無爲福勝分)


수보리여, 항하(恒河)에 모래알이 수없이 많이 있는데, 이 모래알 만큼의 항하(恒河)가 또 있다면 네 생각이 어떠하냐. 이 모든 항하(恒河)의 모래알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단지 이 모든 항하(恒河) 만 해도 무수히 많을 것이온데, 하물며 어찌 그 모래알이겠나이까. 수보리여, 내가 이제 너에게 실제를 말하여 묻노니, 만약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女人)이 있어 그 항하(恒河)의 모래알 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칠보(七寶)로 가득 채워 이용하도록 보시(報施)하면 복(福)을 많이 얻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經)의 말씀이나 사구게(四句偈)를 받들어 지니면서 타인을 위해 설(說)한다면, 이 복덕(福德)이 그 전의 복덕(福德)보다 클 것이니라. ※ 항하(恒河) 인도의 갠지스 강(江). 항하사(恒河沙)는 갠지스 강변의 모래. 또는 매우 많은 것을 일컫는 말.

12. 존중정교분(尊重正敎分)


되풀이하노니, 수보리여, 이 경(經)을 설(說)하신 것이나 또는 사구게(四句偈) 등을 따르면 마땅히 일체 세간(世間)의 천인(天人) 아수라(阿修羅)들이 이 곳을 알지니, 저마다 불탑(佛塔) 불묘(佛廟)를 대하듯 공양하여 받들 것인 즉, 하물며 어찌 마음에 새겨 지니고 독송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에서랴. 수보리여, 이 사람이 가장 희유(稀有)한 최상 제일의 법(法)을 성취했으며, 이 경전(經典)이 소재한 곳 즉 부처님이 계시는 것과 같으며, 존경받고 중히 여기는 제자와 같음을 응당 알아야 하느니라.

13. 여법수지분(如法受持分)


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經)의 이름을 무엇이라 해야 마땅하오며, 저희들은 어찌 받들어 지녀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여, 이 경은 이름을 금강반야바라밀(金剛般若波羅蜜)이라 하였느니, 이 이름으로 너는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般若波羅蜜)을 설(說)하시는 것이 반야바라밀(般若波羅蜜)이 아니며, 이름이 반야바라밀(般若波羅蜜)일 뿐이니라.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법을 설한 바가 있겠느냐, 없겠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바가 없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티끌같은 먼지들이 있는 바, 이것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여, 모든 티끌같은 먼지들이 여래께서 설하신 티끌같은 먼지들이 아니며, 이름이 티끌같은 먼지일 뿐이니라. 여래께서 세계(世界)를 설하셨으나, 세계(世界) 자체가 아니며, 그 이름이 세계(世界)일 뿐이니라.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 가히 여래(如來)를 볼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없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 여래(如來)을 보게 됨을 얻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시기를, 삼십이상(三十二相)은 곧 상(相)이 아니며, 그 이름이 삼십이상(三十二相)일 뿐이라 하셨으니, 수보리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들이 항하(恒河)의 모래알 만큼이나 많이 신명(身命)을 바쳐 보시하고,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經)의 말씀이나 사구게(四句偈)를 마음에 지니고 새기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說)하면 그 복(福)이 신명을 바친 보시 보다도 매우 많으니라. ※ 금강반야바라밀(金剛般若波羅蜜) 금강(金剛)은 견고하고 날카롭다는 의미이며, 반야(般若)는 지혜, 바라밀(波羅蜜)은 바라밀다(波羅蜜多)의 줄인 말로 도피안(到彼岸)을 뜻한다. 그러므로 금강반야바라밀은 견고한 지혜를 얻어 저 언덕을 건너간다는 뜻이다. ※ 반야바라밀(般若波羅蜜) 반야(般若)는 지혜, 바라밀(波羅蜜)은 바라밀다(波羅蜜多)의 줄인 말로 도피안(到彼岸)을 뜻하므로, 열반(涅槃)에 이르는 지혜를 뜻한다.

14. 이상적멸분(離相寂滅分)


이때 수보리는 이 경(經)을 설(說)하시는 말씀을 듣고 올바른 뜻을 깊이 깨달아 눈물을 흘리면서 슬프게 흐느끼며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희유하오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같이 매우 깊은 경전을 설(說)하셨으니, 제가 옛날부터 쌓아온 혜안(蕙眼)으로도 이와 같은 경문을 더 얻어듣지 못했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문을 듣고 믿는 마음이 청정해지면 곧 실상(實相)이 나오는 것이니, 마땅히 이 사람이 가장 희유(稀有)한 공덕(功德)을 성취했음을 알 수 있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실상(實相)이란 것이 곧 이러한 실상(實相)이 아니니, 이런 까닭에 여래께서 그 이름이 실상(實相)이라고 설(說)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이와같은 경전을 듣고 깨달음을 믿으며 항상 마음에 새기어 지니어도 부족하고 어려운 것이오나, 만일 오백년 후 다음 세상의 중생들이 이 경문을 듣고 깨달음을 믿으며 항상 마음에 새기어 지니면 이 사람은 가장 희유(稀有)하게 될 것이니, 왜냐하면 이 사람은 아상(我相)도 없고, 인상(人相)도 없고, 중생상(衆生相)도 없으며 수자상(壽者相)도 없기 때문이나이다. 아상(我相)은 이러한 상(相)이 아니며,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이러한 상(相)이 아니니, 이러한 일체의 상(相)을 여의면 곧 부처님이라 이름하기 때문이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여, 옳고도 옳도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문(經文)을 얻어듣고서도 놀라지 아니하고 무서워 떨지 아니하고 두려워하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마땅히 매우 희유한 사람이 됨을 알지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부처님께서 제일바라밀(第一波羅蜜)을 설하시되 이것이 제일바라밀(第一波羅蜜)이 아니며, 그 이름이 제일바라밀(第一波羅蜜)일 뿐이니라. 수보리여,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도 여래께서 설하신 것이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이 아니며 그 이름이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일 뿐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내가 옛날 가리왕(歌利王)에게 몸이 끊겨지고 베어져나갈 때에, 나에게는 아상(我相)도 없었고 인상(人相)도 없었으며, 중생상(衆生相)도 없었고 수자상(壽者相)도 없었느니라. 왜냐하면 그 옛날 사지(四肢)가 마디마디 끊겨져 나갈 때에 만일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었다면 나는 응당 눈을 부릅뜨고 성내며 원한을 품었을 것이니라. 수보리여, 또 과거를 생각하니 오백년 전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 되었었는데, 그 당시 아상도 없었고, 인상도 없었으며, 중생상도 없었고, 수자상도 없었느니라. 이런 까닭에 수보리여, 보살(菩薩)이 일체의 상(相)을 여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마음이 일어나느니라. 성향미촉법(住聲香味觸法)에서 나오는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머무르고자 하는 바가 없는 마음이 일어나느니, 만일 마음에 머무름이 있어도 곧 머무름이 아니게 되느니라.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설하시기를, 보살은 마음이 그 겉모습에 머무름이 없이 보시해야 한다고 하셨느니라. 수보리여, 보살은 일체의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이러한 보시를 하나니, 여래께서 설하시기를 일체의 모든 상(相)이 곧 상(相)이 아니라 하셨으며, 또 일체 중생을 설하셨으나 곧 중생이 아니었느니라.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이처럼 진실된 말씀을 하시는 분이요, 아람찬 말씀을 하시는 분이며,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이며, 사리분별 못하고 경솔하게 말씀하지 않는 분이요, 다르게 말씀하지 않는 분이니라. 수보리여, 여래께서 법을 얻으셨는바, 이 법은 실(實)함도 없고 허(虛)함도 없느니라.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무르게 하고 어둠에 들어있는 사람처럼 보시를 행하면 보는 바가 없을 것이며, 만일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무르지 않게 하고 눈이 있는 사람처럼 보시를 행한다면 일광(日光)이 밝게 비출 것이요, 모든 종류의 형상을 볼 것이니라. 수보리여, 다가올 세상에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능히 이 경(經)을 마음에 새겨 지니면서 독송하면, 여래께서 부처님의 지혜로서 이 사람을 남김없이 알게 될 것이며, 남김없이 보게 될 것이니, 모두가 무량무변(無量無邊)한 공덕을 성취하리라. ※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 육바라밀(六波羅蜜)의 하나. 인욕(忍辱)은 참고 견딘다는 뜻. 첫째는 보시(布施), 즉 단나바라밀(檀那波羅蜜)로서 자비를 베푸는 행위, 둘째는 지계(持戒), 즉 시라바라밀(尸羅波羅蜜)로서 계(戒)를 지키는 것, 셋째는 인욕(忍辱), 즉 찬제바라밀(?提波羅蜜)로서 여러 가지로 참는것, 넷째는 정진(精進), 즉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로서 수양에 힘쓰고 게으르지 않는 것, 다섯째는 선정(禪定), 즉 선나바라밀(禪那波羅蜜)로서 마음을 고요하게 통일하는 것, 여섯째는 지혜(智慧), 즉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로서 사악한 지혜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 참지혜를 얻는 것. ※ 가리왕(歌利王) 부처님께서 전생(前生)에서 수행자(修行者)로서 나무 아래에 앉아 인욕(忍辱)수행을 하고계실 때에 그 나라의 임금이 가리왕(歌利王)이었다. 가리왕이 비빈(妃嬪)들과 놀러나왔을 때에, 뭇 비빈과 궁녀들이 나무 아래에서 수행중인 인욕(忍辱) 행자(行者)에게 몰려가 존경스런 시선으로 인욕행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리왕(歌利王)은 대노하여, 수행자의 인욕(忍辱)을 시험하기 위해 팔다리를 잘라냈으나 수행자는 조금도 원망이나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다. 이는 부처님께서 전생의 인욕(忍辱) 수행을 나타내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부처님께서도 윤회(輪廻)의 길에 빠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인욕선인(忍辱仙人) 인욕(忍辱)의 수행이 경지에 오른 사람.

15. 지경공덕분(持經功德分)


수보리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아침 나절에 항하사(恒河沙) 만큼 많은 보시를 몸으로 하고, 점심 때에 다시 항하사 만큼 많은 보시를 몸으로 하며, 저녁 무렵에 또한 항하사 만큼 많은 보시를 몸으로 하여, 이와같이 거듭하기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하여 백천만(百千萬) 억겁(億劫)에 이르도록 몸으로 보시한다 해도, 만일 또다른 사람이 있어 이 경전을 듣고 믿으며 거스르지 아니하면 오히려 그 복(福)이 더욱 많을 것이니라. 하물며 어찌 글로 베껴쓰고 마음에 새겨지니며 독송을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풀어 설명함에 견줄 것이랴. 수보리여, 간추려 말하자면 이 경(經)에는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운 오묘하고 심오한 가르침(不可思議)이 있으며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없는 공덕(功德)이 있느니라. 여래께서 대승지심(大乘之心)을 내는 사람을 위해 설한 것이며, 최상승(最上乘)의 뜻을 내는 사람을 위해 설한 것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있어 능히 이 경을 마음에 새겨 지니면서 독송하고,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한다면, 여래께서 이 사람을 남김없이 아실 것이고 남김없이 보실 것이니, 그들 모두가 헤아릴 수 없고, 일컬을 수도 없으며, 그 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하여 얻을 것이니라. 이러한 사람들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걸머지게 될 것이니, 왜냐하면 수보리여, 작은 법을 좋하는 사람은 아견(我見), 인견(人見), 중생견(衆生見), 수자견(壽者見)에 매어있을 것이므로 이 경(經)의 말씀을 능히 귀기울여 듣거나 독송하거나 남을 위해 풀어서 설명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만일 이 경(經)이 있는 곳이면 그 곳이 어디이든 얼마나 많든 간에, 일체 세간(世間)의 천인(天人)과 아수라(阿修羅)들이 응당 공양하는 바가 될 것이며, 이 곳이 탑(塔)이니 마땅히 저마다 공경하여 예(禮)를 올리고 주위를 돌 것이며,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해야 할 것이니라. ※ 대승지심(大乘之心) 대승(大乘)은 중생을 제도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방편을 뜻한다. 소승(小乘)에 반하여 석가모니 사후에 일어난 불교의 교리이며, 동북아시아 불교가 여기에 속한다. 마하연(摩訶衍), 방등(方等)이라고도 한다. 대승지심(大乘之心)은 대승(大乘)에 바탕하여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는 마음. ※ 아견(我見), 인견(人見), 중생견(衆生見), 수자견(壽者見) 사상(四相), 즉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의 사상에 집착하여 생기는 생각을 말한다.

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


되풀이 하노니, 수보리여,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經)을 마음에 새겨지니고 독송함에 있어서, 만일 사람됨이 경박하고 천하다면 이 사람은 먼젓 세상의 죄업(罪業)을 받아 악도(惡道)에 떨어지게 되지만, 지금 세상의 사람으로써 먼젓 세상의 죄업으로 인해 경박하고 천하다면, 즉시 소멸되고 당연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게 되느니라. 수보리여, 내가 과거를 생각하니 아득한 옛적 아승기(阿僧祈) 겁(劫)에 연등불(練燈佛) 전에서 팔백사천만억 나유타(那由他)의 여러 부처님들을 만나게 되었으나, 모두 남김없이 공양하고 공경하여 모셨으며, 모자라거나 지나친 것이 없었느니라.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말세 후에 능히 이 경(經)을 마음에 새겨지니고 독송하면서 공덕을 얻을 바는, 내가 여러 부처님께 공양 올렸던 공덕은 그 백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천만억분 내지는 어떤 셈이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할 것이니라. 수보리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말세 후에 이 경(經)을 마음에 새겨지니고 독송함이 있다면, 그 얻는 바 공덕이 나와 같을 것이니, 함께 갖추어 설(說)하는 것을 혹시 사람이 들으면 마음이 곧 미친 듯 어지러워지고 여우처럼 의심하여 믿지 못하느니라. 수보리여, 마땅히 알지니, 이 경(經)은 그 뜻이 불가사의(不可思議)하며, 과보(果報) 역시 불가사의(不可思議)하느니라. ※ 악도(惡道) 악업도(惡業道). 악업(惡業)을 지은 자가 죽어서 가는 축생도(畜生道), 아귀도(餓鬼道) 지옥도(地獄道) 수라도(修羅道)의 네가지 괴로움의 세계. ※ 아승기(阿僧祈) 수량의 단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 ※ 겁(劫) 도저히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세월. 또는 천지가 한번 열린 후 다시 개벽할 때까지의 한 시대. ※ 나유타(那由他) 수량의 단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 아승기의 1만배.

17.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마음을 내려면 그 마음을 어찌 머무르게 하며, 어찌 항복받아야 할지 일러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 마음이란 것을 내려면, 마땅히 이와같이 마음을 내야 하느니라. 나는 일체의 중생을 열반(涅槃)에 들게 할 것이니, 일체의 중생이 열반에 들기를 다하지만 실제로 열반에 들은 중생은 한 사람도 없도다. 왜냐하면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사상(四相)을 지니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연등불(練燈佛) 처소에 계실 때에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었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의 뜻을 깨달은 것과 같이, 연등불 처소에서 부처님은 법이 있지 않았으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었나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수보리여. 실제로 법이 있지 않았음에 여래(如來)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셨느니라. 수보리여, 만일 법이 있었다면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라는 것을 얻었겠느냐. 연등불(練燈佛)께서 나에게 ‘그대는 다음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가 됨을 얻으리니, 그 이름을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라’ 는 수기(授記)를 주지않으셨을 것이니라. 실제로 법이 있음이 없음으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었으니, 이런 까닭에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授記)를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느니라. '그대는 다음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가 됨을 얻으리니, 그 이름을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라.’ 왜냐하면 여래란 곧 모든 법이 도리에 합당함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셨다고 말해도, 수보리여, 여래께서 얻으신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은 그 가운데에 실(實)함도 없고 허(虛)함도 없었으며, 이런 까닭에 여래께서는 일체의 법이 모두 이 불법(佛法)이라고 설하셨느니라. 수보리여, 일체의 법이라고 말하는 바는 곧 일체의 법이 아니니, 이런 까닭에 그 이름을 일체의 법이라고 하느니라. 수보리여,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장대한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장대(長大)함을 설하신 것은 곧 몸이 큰 것이 아닌 것이며, 그 이름이 큰 몸일 뿐이오이다. 수보리여, 보살(菩薩)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만일 '내가 마땅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열반에 들게 하리라.' 라고 이와같이 말을 했다면 곧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실제로 법이 있음에 들지 않은 것을 이름하여 보살이라 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일체의 법에 사상(四相), 즉 아상도 없고, 인상도 없으며, 중생상도 없고, 수자상도 없다고 설하셨느니라.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내가 마땅히 불토(佛土)를 장엄(莊嚴)하리라' 이와같이 말했다면 이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불토를 장엄하는 것을 설하심은 곧 장엄하는 것이 아니며 그 이름이 장엄일 뿐이니라. 수보리여, 만일 보살이 내가 없으면 법도 없음을 통달(通達)한다면 여래께서는 이를 참된 보살(菩薩)이라 이름하여 말씀하실 것이니라. ※ 수기(授記) 수기(受記). 부처가 그 제자에게 다음 세상에서 부처가 되리라고 예언을 하는 것. 또는 그 말씀.

18. 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육안(肉眼)을 가지고 계시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육안(肉眼)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천안(天眼)을 가지고 계시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천안(天眼)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혜안(蕙眼)을 가지고 계시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혜안(蕙眼)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법안(法眼)을 가지고 계시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법안(法眼)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불안(佛眼)을 가지고 계시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불안(佛眼)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항하(恒河) 가운데에 모래알이 쌓여있는데, 이 모래알을 부처님의 설(說)하셨느냐.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모래알을 설(說)하셨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항하(恒河)에 수많은 모래알이 있고, 이 모래알 숫자 만큼의 항하(恒河)가 또 있으면 이 모든 항하(恒河)의 모래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인데, 이 만큼의 불세계(佛世界)가 있다면 정녕 많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매우 많으오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그 곳 불국토(佛國土)에 있는 중생들의 여러 종류의 마음을 여래께서 남김없이 아시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여러 마음을 설하시었으나 모두 마음이 아니었으며, 그 이름이 마음이었을 뿐이니라. 어찌된 까닭인고 하니, 수보리여, 과거의 마음은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 오안(五眼) 수행의 경지에 따라 이루어 가는 다섯가지의 안력(眼力). 첫째는 육안(肉眼)으로 형상(形相)과 색(色)을 보는 육신(肉身)의 눈이며, 둘째는 천안(天眼)으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훤히 보는 신통한 마음의 눈이며, 셋째는 혜안(蕙眼, 慧眼)으로서 공(空)을 깨닫지만 중생을 이롭게 하지는 못하는 눈이며, 넷째는 법안(法眼)으로 다른 사람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지만 가행도(加行道)를 알지 못하며, 다섯째는 불안(佛眼)으로서 모든 것을 다 보고 모든 것을 다 아는 눈이다.

19. 법계통화분(法界通化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를 칠보(七寶)로 가득 채워 보시하면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을 복(福)이 많겠느냐. 그렇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복을 매우 많이 얻겠나이다. 수보리여, 만약 복덕(福德)이 실제로 있었다면 여래께서 복덕을 많이 얻을 것이라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이니라. 복덕이 본래부터 없었으므로 여래께서 복덕을 많이 얻을 것이라 말씀하셨느니라.

20. 이색이상분(離色離相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부처님께서 색신(色身)을 구족(具足)하여 가히 드러날 수 있었겠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여래(如來)께서 색신을 구족하여도 응당 드러날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구족색신(具足色身)이 곧 구족색신(具足色身)이 아니며, 그 이름이 구족색신(具足色身)일 뿐이나이다.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제상(諸相)을 구족(具足)하여 가히 드러날 수 있었겠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제상(諸相)을 구족하여도 응당 드러날 수 없나이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구족제상(具足諸相)은 곧 구족제상(具足諸相)이 아니며, 그 이름이 구족제상(具足諸相)일 뿐이나이다. ※ 구족(具足) 빠짐없이 골고루 갖추어진 것을 뜻한다. ※ 색신(色身) 형체가 있어 육안으로 보이는 몸. 또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육신(肉身). 구족색신(具足色身)은 부처님의 육신(肉身)이 골고루 갖추어졌음을 뜻한다. ※ 제상(諸相) 여러 가지 모습. 여기서는 부처님의 삽십이상(三十二相). 구족제상(具足諸相)은 부처님의 삼십이상(三十二相)이 고루 갖추어졌음을 뜻한다.

21. 비설소설분(非說所說分)


수보리여, 여래께서 '나는 마땅히 법을 설한 바, 즉 설법(說法)한 바가 있느니라’ 하는 이런 생각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이런 생각을 짓지 않았느니라. 왜냐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설법(說法)하셨다고 말하면 곧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 되며, 내가 설한 바를 능히 깨닫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수보리여, 설법(說法)이란 설(說)할 만한 법이 없음이며, 그 이름이 설법(說法)일 뿐이니라. 이때 밝은 지혜를 가진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의 세상에 어떤 중생들이 있어 이 법을 설하심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지않겠나이까. 부처님이 말씀하시었다. 수보리여, 그들은 중생이 아니며, 중생이 아님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중생 또는 중생이라 하는 것은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중생이 아니며, 그 이름이 중생일 뿐이니라.

22. 무법가득분(無法可得分)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심은 얻으신 바가 없게되는 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도다. 그렇도다. 수보리여.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내지 얻었다 할만한 어떤 작은 법도 없었으니,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니라.

23. 정심선행분(淨心行善分)


다시 말하노니, 수보리여,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니,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이니라.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음으로써(無我無人無衆生無壽者) 일체의 선법(善法)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느니, 수보리여, 여래께서 선법(善法)이라 말씀하시는 것이 곧 선법(善法)이 아니며, 그 이름이 선법(善法)일 뿐이니라. ※ 선법(善法) 높은 법. 뜻이 깊고 넓으며 도리에 맞는 법.

24. 복지무비분(福智無比分)


수보리여, 만일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여러 수미산왕(須彌山王)이 있는 바, 어떤 사람이 그 수미산 만큼의 칠보(七寶)를 모아 지니면서 보시하고, 또 어떤 사람이 있어 이 반야바라밀다경(般若波羅蜜經) 내지 사구게(四句偈) 등을 마음에 새겨지니고 독송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설(說)하면, 앞서 말한 것의 복덕(福德)이 여기에 백분의 일도 못미치며 백천만 억겁 내지 어떤 셈이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할 것이니라.

25. 화무소화분(化無所化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여래께서 '나는 마땅히 중생들을 제도(濟度)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신다고 일컫지 말아라. 수보리여,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실제로 여래께서 제도해야 할 중생이란 것이 있지않기 때문이니라. 만일 여래께서 제도해야 할 중생이란 것이 있다면, 곧 아인중생수자(我人衆生壽者)의 사상(四相)이 되느니라. 수보리여, 여래께서 설(說)하시기를, 내가 있다는 것은 곧 내가 있음이 아니며, 범부(凡夫)에 불과한 사람들이 내가 있다고 하는 것이니, 수보리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범부(凡夫)라는 것이 곧 범부(凡夫)가 아니며, 그 이름이 범부(凡夫)일 뿐이니라. ※ 아인중생수자(我人衆生壽者) 사상(四相). 곧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

26.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가히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써 여래(如來)를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그러하오이다. 그러하오이다.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 여래를 보겠나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일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 여래(如來)라는 것을 볼 수 있다면, 전륜성왕(轉輪聖王)도 곧 여래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뜻을 설(說)하신 바를 깨달았으니, 응당 삼십이상(三十二相)으로도 여래를 보지 못하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偈頌)으로써 말씀을 베푸셨다. 만일 육신으로 나를 본다면 만일 음성으로 나를 구한다면 이 사람은 사도(邪道)를 가는 것이며 여래(如來)를 볼 수 없으리라. (若以色見我以音聲求我是人行邪道不能見如來)

27.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


수보리여, 네가 만일 '여래(如來)께서는 상(相)을 구족(具足)하지 않으신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셨도다. 이러한 생각을 가졌다면,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상을 구족하지 않으신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셨도다. 이런 생각을 갖지 말아라. 수보리여, 네가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 마음을 내어 모든 법의 끊어짐과 없어짐, 즉 단멸(斷滅)을 설(說)하리라.' 이러한 생각을 가졌다면, 이런 생각을 갖지 말아라.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이란 것을 내어도 법에서 상(相)의 끊어짐과 없어짐, 즉 단멸(斷滅)을 설명할 수 없느니라.

28. 불수불탐분(不受不貪分)


수보리여, 만일 항하사 만큼이나 많은 세계(世界)를 칠보(七寶)로 가득채워 지니면서 보시하는 보살(菩薩)과,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일체의 법과 내가 없음을 알고 인내(忍耐) 가운데에서 이루어짐을 얻는다면, 이 보살은 먼젓번 보살보다 얻는 바 공덕(功德)이 더 크리니, 왜냐하면 수보리여, 모든 보살들이 복덕(福德)을 받지 않는 까닭이로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을 아뢰었다. 어찌하여 보살들이 복덕을 받지 않나이까. 수보리여. 보살들이 복덕을 지은 바 있어도 그 복덕을 탐하거나 복덕에 매달리지 않는 고로 복덕을 받지않는다고 말하느니라.

29. 위의적정분(威儀寂靜分)


수보리여,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말하기를, '여래(如來)께서 오신다, 가신다, 앉으신다, 누우신다.' 고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뜻을 설명한 바를 깨닫지 못한 것이니라. 왜냐하면 여래(如來)란 것은 어디로부터 온 곳도 없고 또한 가는 곳도 없는 까닭에 여래(如來)라고 이름하기 때문이니라.

30. 일합이상분(一合理相分)


수보리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서 미세한 티끌먼지로 만든다면 어찌 생각하느냐. 이 미세한 티끌먼지 무리들이 정녕 많게 되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말하였다. 매우 많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일 이 미세한 티끌먼지 무리들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 곧 이 미세한 티끌먼지 무리들이 어떤 까닭으로 생겨났는지 설하지 않으셨을 것이며, 부처님이 설하신 미세한 티끌먼지 무리들은 곧 미세한 티끌먼지 무리가 아니며, 그 이름이 미세한 티끌먼지일 따름이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바,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世界)가 아니며, 그 이름이 세계(世界)일 뿐이나이다. 왜냐하면 만일 세계(世界)란 것이 실제로 있으면 곧 이것이 일합상(一合相)이며, 여래께서 설하신 일합상(一合相)은 곧 일합상(一合相)이 아니며, 그 이름이 일합상(一合相)일 따름이나이다. 수보리여, 일합상(一合相)이란 것은 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단지 범부(凡夫)에 불과한 사람들이 그 일에 탐을 내고 매어달리는 것이니라. ※ 일합상(一合相) 안이비설신의의 육신이 접하는 삼라만상을 하나로 받아들이는 심상(心相). 또는 수행의 결과 나와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

31. 지견불생분(知見不生分)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자신을 보고(我見) 너를 보고(人見) 중생을 보고(衆生見) 수자를 보았다(壽者見)고 설하셨다.’ 라고 한다면, 수보리여, 어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내가 뜻을 설한 바를 깨달았겠느냐. 아니오이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뜻을 말씀하신 바를 깨달지 못했나이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중생을 보고 수자를 보았음은 곧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중생을 보고 수자를 보았음'이 아니며, 그 이름이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중생을 보고 수자를 보았음' 일 따름이나이다. 수보리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는 사람은 일체의 법에서 응당 이러하게 알고(如是知), 이러하게 보며(如是見), 이러하게 믿어 깨달으면(如是信解) 법상(法相)이 나오지 않나니, 수보리여, 여래께서 설하신 바 법상(法相)은 곧 법상이 아니며, 그 이름이 법상일 따름이니라.

32.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


수보리여, 만일 사람이 있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世界)를 칠보(七寶)로 가득채워 지니면서 보시하는 것 보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 보살심(菩薩心)을 내어 이 경(經) 내지 사구게(四句偈) 등을 지니고 마음에 새겨지니면서 독송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설명을 풀어내면 그 복(福)이 더 많느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설명을 풀어내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형상(形相)에서 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如如) 움직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꿈결이나 물거품,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전기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법(觀法)을 일으켜야 하느니라. ※ 유위법(有爲法) 인연에 의하여 생기고 사라지는 현상세계에서의 일체의 법 ※ 관법(觀法) 불법(佛法)의 진리를 살피고 생각하는 것. 또는 수행에 있어서 삼라만상의 진리를 깊이 사색하거나 육신의 일어남을 관조하는 것.



부처님께서 이 경(經)의 말씀을 마치자, 장로(長老) 수보리(須菩堤) 및 여러 비구(比丘)와 비구니(比丘尼), 우바새(優婆色)와 우바이(優婆夷)와 일체 세간(世間)의 천인(天人) 아수라(阿修羅)들이 부처님께서 설하는 바를 듣고 모두들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아들여 봉행하느니라.









청옥산인(淸玉散人) 졸역(拙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