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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부루나이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가 부처님을 따라 이 지혜(智慧)와 방편(方便)의 수의설법(隨宜說法)을 들었으며, 또 여러 대제자(大弟子)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의 수기(授記)를 받는 것을 들었다. 다시 숙세(宿世) 인연(因緣)의 일을 들었으며, 다시 여러 부처님께서 큰 신통력(神通力)을 스스로 지니고 있음을 듣고는 미증유(未曾有)를 얻었음에 마음이 청정해지매 뛸 듯이 기뻐하면서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머리와 얼굴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 존안(尊顔)을 우러러 보면서 눈을 잠시도 떼지 못하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존이시여. 매우 기이하고도 특별하시며, 하시는 일도 희유(稀有)하나이다.
세간(世間)의 수없이 많은 본성(本性)과 품성(品性)에 따라 방편(方便)과 지견(知見)으로 법을 설하시어 곳곳에 탐욕에 매여있는 중생을 빼내시는도다. 우리들은 부처님 공덕을 말로 능히 펴내지 못하지만, 오로지 부처님 세존께서는 우리들의 깊은 마음속 본래의 소원을 능히 아시리라.
이때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比丘)들에게 이르셨다.
그대들은 이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를 보았는가. 나는 늘 그가 설법(說法)하는 사람 가운데 가장 제일(第一)이 된다고 일컬으며, 또 늘 그 가지가지 수많은 공덕(功德)을 찬탄하는도다. 나의 법(法)을 부지런히 쉬지 않고 노력하여 받들어 지니면서 힘써 펴내고, 사부대중(四部大衆)에게 능히 나타내어 가르쳐서 크게 기뻐하게 하니, 부처님 정법(正法)을 구족(具足)하게 해석(解釋)하여 함께 범행(梵行)하는 사람들을 크게 요익(饒益)하게 하는도다. 여래(如來)를 제외하면 그 말하고 논(論)하는 말재주는 능히 다함이 없을 것이로다.
그대들은 부루나(富樓那)가 단지 나의 법(法)을 도와 펴내고 받들어 지니는 것에만 능하다고 말하지 말라. 지나간 세상 구십억(九十億)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도 역시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도와 펴내고 받들어 지니었으며, 그 설법(說法)하는 사람 가운데에서 역시 가장 제일(第一)이었도다.
또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공법(空法)을 설할 때에 밝고 분명하고 막힘이 없어 사무애지(四無 智)에 이르렀으며, 늘 환히 알고 깊이 살피며 청정(淸淨)하게 법(法)을 설하여 의혹(疑惑)이 있지 아니하였으며, 보살(菩薩)의 신통력(神通力)을 구족(具足)하였으며, 그 수명(壽命)을 따라 늘 범행(梵行)을 닦으니, 그 부처님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함께 이 성문(聲聞)이 신실(信實)하다고 일컬었도다.
부루나(富樓那)는 이렇게 방편(方便)으로 무량한 백천억 중생(衆生)을 요익(饒益)하게 하고, 또 무량한 아승기(阿僧祗) 사람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세우게 하였으며, 부처님 국토(國土)을 청정하게 하려고 늘 불사(佛事)을 지어 중생(衆生)을 교화(敎化)하였도다.
여러 비구들이여. 부루나(富樓那)는 또한 일곱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람 가운데에서도 제일(第一)이 되었으며, 이제 현재(現在)의 겁(劫)에서 나의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서도 역시 제일(第一)이 되었으며, 다음에 올 세상에서도 마땅히 여러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람 가운데 역시 제일(第一)이 될 것이로다.
모두 불법(佛法)을 받들어 지니고 힘써 펴낼 것이니, 미래세(未來世)에서도 무량무변한 여러 부처님의 법을 받들어지니고 힘써 펴내어 무량한 중생들을 교화(敎化)하고 요익(饒益)케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세우게 할 것이며, 부처님 국토(國土)을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늘 부지런히 힘쓰고 정진(精進)하며, 중생을 교화하면서 점점 보살(菩薩)의 길을 구족(具足)하리로다.
무량한 아승기(阿僧祗) 겁(劫)을 지나 마땅히 이 땅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얻으리니, 호(號)를 법명(法明) 여래(如來) 응공(應供) 정변지(正 知)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이라 하며, 그 부처님 항하사(恒河沙)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하나의 불국토(佛國土)로 삼고 칠보(七寶)로 땅을 삼으니,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고 산릉(山陵)이나 계곡(溪谷), 골짜기가 있지 아니하며, 칠보(七寶) 누각(樓閣)들이 그 가운데 가득하고, 여러 하늘 궁전이 근처 허공(虛空)에 있어 사람과 하늘이 가까이 접하여 서로 볼 수 있으며, 여러 악도(惡道)가 없고 또한 여인(女人)도 없으며, 일체 중생이 모두 화생(化生)으로 나와 음욕(淫慾)이 있지 아니하며, 큰 신통(神通)을 얻어 몸에서 광명(光明)이 나오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고 정진(精進)하며 지혜롭고, 모두가 두루 금색(金色)이어서 스스로 삼십이상(三十二相)을 장엄하는도다.
그 나라 중생(衆生)들은 늘 하루 두끼를 먹는데, 첫 끼니는 법희식(法喜食)이며, 두 번째 끼니는 선열식(禪悅食)이로다. 무량한 아승기(阿僧祗) 천만억 나유타(那由他) 만큼의 여러 보살(菩薩) 대중(大衆)이 있어 큰 신통(神通)과 사무애지(四無 智)를 얻어 중생(衆生)의 부류(部類)를 능히 잘 교화(敎化)하며, 그 성문(聲聞) 대중(大衆)은 수(數)를 헤아리고 셈을 따져보아도 능히 알 수 없는데, 모두가 육통(六通)과 삼명(三明)과 팔해탈(八解脫)을 구족(具足)하여 얻었으며, 그 불국토는 이와 같이 무량한 공덕(功德)들이 있어 장엄(莊嚴)하고 성취(成就)하니, 겁(劫)의 이름은 보명(寶明)이며 나라 이름은 선정(善淨)이고, 그 부처님 수명(壽命)은 무량한 아승기(阿僧祗) 겁(劫)이며, 법(法)이 매우 오래 머물러 부처님 멸도 후에도 칠보탑(七寶塔)을 그 나라에 두루 가득히 세우는도다.
이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偈)로써 말씀을 설하셨다.
비구(比丘)들이여, 헤아려 들을지어다. 불자(佛子)가 도(道)를 행하는 것은 방편(方便)으로 배우는 까닭이지, 생각하고 헤아려서는 얻지 못할 것이로다.
중생(衆生)들이 작은 법 즐겨하고 큰 지혜 두려워하는 까닭에 여러 보살(菩薩)들 성문(聲聞) 연각(緣覺) 되어,
무수한 방편으로 여러 중생 부류 교화하면서도 스스로 성문(聲聞)이라 설하니 부처의 길은 아주 멀리 가버렸도다.
무량한 중생을 건너고 벗어나게 하면 모두 남김없이 성취를 얻으니, 비록 욕심이 작고 게으르다 해도 점차 마땅히 부처를 이룰 것인데,
안으로 비밀스레 보살행(菩薩行) 하면서도 밖으로 내보이는 것은 바로 성문(聲聞)이나, 욕심을 내지않고 생사(生死)의 윤회(輪廻)를 싫어하니 실로 스스로 불토(佛土)를 청정하게 하는 것이나,
중생들에게 삼독(三毒)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또 사견(邪見)의 모습도 나타내는도다.
나의 제자들도 이와 같이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濟度)하니,
만약 내가 내용 모두 갖춰 설(說)하면서 가지가지 수많은 교화(敎化)의 일들을 나타내면 중생들이 이것을 듣고 마음에 곧 의혹을 품게 되리라.
이제 이 부루나(富樓那)가 옛적 천억(千億) 부처님들 처소에서 행하여할 도리를 부지런히 닦으면서 여러 부처님 법을 널리 펴고 수호하였으니,
무상(無上)의 지혜 구하기 위하여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제자(弟子)들 윗자리에 머물러 많이 들어 지혜가 있음이며,
설(說)함에 있어서 두려운 바가 없고 능히 대중들을 기쁘게 하며 피로하여 지치거나 권태로운 적이 없었으니 이로써 부처님 일을 도왔으며,
큰 신통(神通) 이미 얻고 사무애지(四無 智) 갖추었으며 여러 근기(根機) 날카롭고 둔한 것 알아 늘 청정한 법 설하며,
이와 같은 뜻을 베풀어 펼치어 수천억 대중을 교화하여 대승(大乘)의 법에 머물게 함으로써 스스로 불토(佛土)를 청정하게 하고,
미래에도 역시 무량(無量)하고 무수(無數)한 부처님들 공양하고 정법(正法)을 수호하며 널리 펴니, 역시 스스로 불토(佛土)를 청정하게 하는도다.
늘 여러 방편으로 두려워하는 바 없이 법을 설하니, 제도(濟度)한 중생들을 도저히 셀 수 없고 일체의 지혜를 성취하였으며,
여러 여래(如來)를 공양하여 법보(法寶)를 수호하고 지니다가 그 후에 부처됨을 이루니 이름하여 법명(法明)이라 하는도다.
그 나라 이름은 선정(善淨)이니 칠보(七寶)로 합성(合成)되었고, 겁(劫)의 이름은 보명(寶明)이 되었으며, 보살 대중들이 매우 많아서,
그 숫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모두 큰 신통(神通)을 얻었고 위덕(威德)과 공덕(功德)을 구족하여 그 국토(國土)에 충만하며,
성문(聲聞) 역시 무수(無數)하여 삼명(三明)과 팔해탈(八解脫) 사무애지(四無 智) 이루어낸 이러한 무리들 승(僧)이 되며,
그 나라의 여러 중생들 음욕(淫慾) 모두 이미 끊었고 순수히 화생(化生)으로만 변하여 나오며 장엄신(莊嚴身)의 모습을 갖추었나니,
법희식(法喜食) 선열식(禪悅食) 이외에 다시 더 먹을 생각 나지 않고 여인(女人)들이 있지 아니하며, 악도(惡道) 또한 없도다.
부루나(富樓那) 비구(比丘)는 공덕(功德)을 남김없이 원만하게 이루었으니 마땅히 이 정토(淨土)를 얻을 것이며, 현인(賢人)과 성인(聖人) 대중들이 매우 많을 것이로다.
이와 같은 무량(無量)한 일들을 내가 지금 다만 간략하게 설하였도다.
이때에 천이백명의 심자재(心自在)한 아라한(阿羅漢)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졌도다.
우리들은 미증유(未曾有)을 얻었음에 기뻐하는데, 만약 세존(世尊)께서 다른 대제자(大弟子)들처럼 각각 수기(授記)를 보여주시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부처님이 이러한 무리들의 마음에 품은 생각을 아시고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이르셨다.
이 천이백명의 아라한(阿羅漢)들 이제 응당 내 앞에 나타나게 하여 이 순서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의 수기를 주는도다. 이 대중 가운데 나의 대제자(大弟子)인 교진여(僑陣如) 비구(比丘)는 마땅히 육만이천억 부처님을 공양한 연후에 부처됨을 이루어 얻으리니, 호(號)를 보명(普明) 여래(如來) 응공(應供) 정변지(正 知)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이라 할 것이며, 그 오백명 아라한(阿羅漢)인 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 가야가섭(伽耶迦葉), 나리가섭(那提迦葉), 가류타이(迦留陀夷), 우타이(優陀夷), 아니루태(阿尼樓馱), 리파다(離婆多), 겁빈나(劫賓那), 박구라(薄拘羅), 주타(周陀), 사가타(莎伽陀) 등도 모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무상정등각을 얻으리니, 모두 같은 호(號)을 써서 이름하여 보명(普明)이라 할 것이로다.
이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偈)로써 말씀을 설하였다.
진교여(橋陳如) 비구(比丘)는 무량한 부처님 뵈오니 마땅히 아승기겁을 지나 마침내 정등각(正等覺)을 이루리도다.
늘 큰 광명(光明)을 내뿜으며 여러 신통(神通)을 고루 갖추니 이름이 시방(十方)에서 두루 들리며 일체 대중들이 존경하는 바로다.
늘 무상(無上)의 도(道)를 설하니 호(號)를 보명(普明)이라 하고, 그 국토(國土)는 청정하며 보살(菩薩)들은 모두 용맹 정진하고,
함께 아름다운 누각에 올라 시방세계(十方世界) 여러 나라 노닐며 무상(無上)의 공양을 갖추어 여러 부처님께 봉헌할 것이니,
이러한 공양 올리기 마치고 마음에 커다란 기쁨 품고 순식간에 본국(本國)으로 돌아오니 이와 같은 신통력(神通力) 가졌도다.
불수(佛壽)가 육만겁이며, 정법시(正法時)는 그 두배를 머무르며, 상법(像法) 또한 이 두배를 머무르고, 법(法)이 멸(滅)하여 하늘과 사람이 근심하매,
그 오백명의 비구(比丘)들이 마땅히 차례 차례 부처 되니, 똑같이 호(號)를 보명(普明)이라 하여 순서대로 수기(授記)하리로다.
내가 멸도한 후에 아무개 마땅히 부처되어 그 곳 세간(世間)을 교화함 역시 오늘의 나와 같으리니,
국토(國土)의 장엄함과 청정함 및 여러 신통력(神通力), 보살 및 성문 대중, 정법(正法) 및 상법(像法), 불수(佛壽)의 많고적음이 모두 위에 설한 바와 같으리로다.
가섭이여, 그대는 오백명의 무애자재한 이들을 이미 알고 있도다. 나머지 여러 성문(聲聞) 대중들 역시 마땅히 이와 같으리니,
이 모임에 있지 아니한 그들을 위하여 너는 마땅히 베풀어 설하도록 할지어다.
이때에 오백(五百) 아라한(阿羅漢)이 부처님 앞에서 수기(授記)를 받으매 뛸 듯이 기뻐하며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머리와 얼굴로 발에 예배하고 스스로의 허물을 뉘우쳐 꾸짖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늘 이러한 생각을 품었나이다. 스스로 구경(究竟)의 멸도(滅度)를 이미 얻었다고 일컬었으나 지금에 이르로 아는 것은 무지(無智)한 사람과 같으니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이 응당 여래(如來)의 지혜를 얻었으나 한편으로는 스스로 작은 지혜에 만족하는구나.
세존이시여, 비유하건대 어떤 한 사람이 있어 친구의 집에 술에 취한 채 이르러 누웠나이다. 이때 친구가 관청 일을 보기 위해 외출하는데,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보주(寶珠)를 그의 옷속에 달아주고 갔는데, 그 사람은 술에 취해 누워서 도무지 알거나 눈치채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떠나 다른 나라에 도착하였나이다. 먹고 입기 위해 부지런히 일자리를 찾아보았으나 매우 어렵고 어려웠나이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소득이 있으면 만족해 하면서 속편하게 지냈나이다.
그 후에 친구를 우연히 만나보았는데, 이런 말을 하였나이다.
어허, 이 친구야. 어찌 의식(衣食)을 위하여 이 지경이 되었는가. 내가 옛날 그대가 안락(安樂)함을 얻을 수 있고, 오욕(五慾)을 임의대로 할 수 있도록, 언제 어느때에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보물구슬을 그대의 옷속에 달아놓아 지금도 그대로 있는데, 그대는 알지 못하고 스스로 살길을 찾기 위해 힘써 일하면서 근심하고 걱정하였으니 매우 어리석도다. 그대는 지금이라도 이 보물로 장사를 하여 얻어지는 것으로 늘 뜻대로 부족함이 없이 살 것이로다.
부처님 역시 이와 같아, 보살(菩薩) 때를 위하여 저희들을 교화하여 일체지(一切智)의 마음을 내도록 하셨으나 이윽고 까맣게 잊고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면서 아라한(阿羅漢)의 도(道)을 이미 얻어 멸도(滅度)하였다고 스스로 일컬었나이다. 사는 것이 어려워 작은 것을 얻어도 만족하였으나 일체지(一切智)을 원함은 오히려 잃지 않고 지니고 있었나이다.
이번에 세존께서 저희들을 깨닫게 하시고 이러한 말씀을 하셨나이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얻은 바는 구경(究竟)의 멸도(滅度)가 아니로다. 내가 오랫동안 그대들에게 방편으로 부처님의 선근(善根)을 갖게 하였으므로 열반(涅槃)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매, 그대들은 실제로 멸도(滅度)를 얻었다 일컫는도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지금 드디어 실제로 이것이 보살(菩薩)임을 알게 되었으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 주심을 얻었나이다. 이 인연으로 매우 몹시 기쁘고 미증유를 얻었나이다.
이때에 아약교진여(阿若 陳如) 등이 거듭 이 뜻을 펼치고자 게(偈)로써 말씀을 설하였다.
저희들이 무상(無上)의 안온함과 수기(授記)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이제껏 없었던 일에 기뻐하며 무량한 지혜의 부처님께 예배 올리며,
이제 세존의 앞에서 스스로 지나간 여러 허물들을 뉘우치나이다.
무량한 불보(佛寶) 가운데 조그마한 열반(涅槃)을 얻었음에도, 무지(無智)하고 어리석은 사람처럼 스스로 편안해하고 만족해 하였으니,
비유컨대 빈천하고 곤궁한 사람이 친구의 집에 이르렀는데 그 집이 매우 큰 부잣집이어서 여러 가지 좋은 반찬 음식들 모두 구비하였는데,
값어치 따지기 어려운 보물구슬을 속옷 안쪽에 붙여서 달아주고는 말없이 가버렸으매, 그 때 누워자다가 알지 못했나이다.
이 사람이 일어나서 이리저리 헤매돌다가 다른 나라에 이르러 의식(衣食)을 구하여 스스로 해결하였나니 살아가는 처지가 몹시 어렵고 어려웠나이다.
구슬을 주었던 친구가 뒤에 이 가난한 사람을 만나 고생하는 것을 책망하고는 달려있던 구슬을 보여주니,
가난한 사람이 이 구슬을 보고 그 마음이 크게 기뻤으며, 여러 재물 부유하고 오욕(五慾)을 마음껏 누렸나이다.
저희들 역시 이와 같이 세존께서 장야(長夜)에 늘 가여이 여기시며 교화(敎化)하시매 무상(無上)의 원(願)을 심어주셨나니,
저희들이 무지(無智)한 가닭에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여, 조그마한 열반(涅槃)을 얻고서도 더 구할 것이 없다고 자족(自足)하였나이다.
오늘 부처님께서 저희를 깨우치시어 실제로 멸도(滅度)가 아니라 말씀하시며 무상(無上)의 부처님 지혜를 얻어 이로써 드디어 참된 멸도(滅度) 되었나니,
저희가 이제부터 부처님께 들은 수기(授記) 주심의 장엄한 일 및 차례대로 수기(授記)를 받게 됨에 몸과 마음이 두루 기쁘고 기쁘나이다.
청옥산인(淸玉散人) 졸역(拙譯)
천학과 비재로서 어찌 높은 말씀 받으랴. 여러 선학들이 남긴 말씀 도움을 얻었으니,
소중한 해의 펴신 무비 강백 강설과 오종법사회 지광법사 해설, 묘가산님의 블로그에서 얻은 윤거사 주해로 난해하고 부족한 부분 보충하였으니, 어찌 이 졸해를 자랑스럽다 할 것인가.
다만 노력과 마음이 성실하였으니 마음의 공부에 만족할 뿐이다.